대만의 거장 감독 허우 샤오시엔과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온 촬영감독 마크 리의 카메라에 잡힌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느리지만 지루하지 않고, 무심한 듯 하지만 놓치는 것이 없는 그의 카메라가 대만 현실의 이면에 다가간다. 대만과 홍콩을 주무대로 활동하며 왕가위 감독의 촬영감독으로 명성을 쌓은 관펀렁과 대만의 여성감독 치앙슈치웅은 대만의 거장 촬영감독 리핀빙의 카메라를 따라가며 그의 영화세계를 탐험한다. 그가 사용하는 독특한 필터 방식이 재현하는 빛의 세계부터 함께 일하는 감독과 배우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의 카메라에 담긴 철학까지 꼼꼼하게 따라간다. 그리고 그것은 촬영감독 리핀빙의 카메라에 포착된 대만의 모습이 어떤 방식으로 대만 영화의 미학뿐만 아니라 대만 사회의 재현의 방식에 영향을 미쳤는가 까지 확장된다. <바람이 나를 데려다 주리라>는 한 명의 촬영감독이 또 다른 촬영감독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영상편지이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