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미구엘은 이혼한 전처인 메이와의 사이에 마리아라는 16세 자폐아 딸이 있다. 마리아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카나리아 제도와 아빠가 사는 바르셀로나를 오가면서 지낸다. 여름이 되어 미구엘과 마리아가 함께 리조트로 바캉스를 떠나면서 부녀의 남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장애를 어떻게 안고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수작 다큐멘터리. 스페인의 유명 만화가 미구엘 갈라르도의 딸에 대한 사랑이 진실되게 담겨 있다. 전처의 인터뷰와 본인의 증언, 만화와 실사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가운데 처음 딸의 자폐증을 발견한 시점부터 십대가 된 현재까지의 과정이 상세하면서도 감상적인 과장 없이 소개된다. 자폐에 대한 대중의 무지를 타파해주는 알찬 내용과 심각해질 수도 있는 소재를 어둡지 않게, 때로는 경쾌하고 심지어 재미있게 표현한 형식이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마리아를 “행복한 소녀”로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이 영화의 큰 미덕일 것이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