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인간도 사랑을 하고 가족을 이룰 수 있을까? 사람과 똑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머리 위에 표식을 두어 사람과 구별한 가정용 인조인간이 보급되기 시작한 미래의 일본. 고등학생 리쿠오는 안드로이드를 인간의 모습을 한 성능 좋은 가전기계 따위로 여기며 자라왔지만 어느 날 인조인간 가정부에게서 이상한 행동을 발견한다.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사람과 인조인간이 구별과 차별 없이 공존하는 <이브의 시간>이라는 게토를 발견하고 점차 세계관이 흔들린다. 인조인간을 사람과 구별 짓게 하기 위한 로봇윤리위원회의 프로파간다는 애처롭지만 점차 힘을 잃어가고, 급기야 로봇윤리위원회는 인조인간을 이용해서 사람취급을 받는 인조인간들을 폐기하려는 작전에 들어간다. 여러 SF 소설과 영화에서 반복되어온 클리셰지만,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일상 속의 소재와 때때로 연출된 과장된 화면 효과가 섞여서 <이브의 시간>의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