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전쟁 당시 생겨난 아프리카-아시아 혼혈아들의 문제를 다룬 역사적 의의가 돋보이는 작품. 이 영화는 본국으로 송환된 아프리카인 장교에게 입양되어 살아온 혼혈아 크리스토프의 증언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1946-1954년 사이에 사하라 이남 국가 출신의 아프리카 군인 6만 명 이상이 프랑스군 소속으로 식민전쟁에 동원된다. 그러나 프랑스군의 기대와 달리 이들은 베트남 현지인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농민들의 삶이나 가족에 대한 가치 등 아프리카인들이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그들 자신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며, 그 결과 베트남 여인과의 결혼 또한 급증한다. 1954년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많은 아프리카군인들이 가족과 함께 귀향하고자 하나 프랑스군측은 베트남 아내의 동반에 반대한다. 식민 전쟁의 밝혀지지 않은 일면을 드러내는 의미심장한 영화로 멀리 베냉으로부터 부산을 찾는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