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상황에서의 인간의 몸부림을 그려낸 작품. 세 명의 평범했던 노동자는 파업으로 가족의 생계가 궁해지자 인적이 드문 고산지대의 고압선을 절도해서 내다 팔려고 한다. 이들은 감전사의 위험을 무릅쓰고 장물아비가 되려 했으나, 우발적인 살인까지 저지르고 도망자 신세가 된다. 아타는 험준한 설산을 넘어 달아나려 하지만 유일한 혈육인 어린 딸이 무거운 짐이 된다. 동네 사람들에게 붙잡혀 빈사상태가 될 때까지 구타당한 쇼크리도 힘든 몸을 이끌고 걸어서 설산을 넘어가야만 한다. 이 작품은 이란 권투 챔피언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아미르 후세인 사가피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다. 그는 거친 배경과 숨소리, 그리고 절규에 가까운 대사를 통해 혈육마저 죽음에 몰아넣어야 하는 끔찍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개인들은 필사적으로 살아가고자 발버둥치며 사그라지지만, 변하지 않는 사회 구조는 계속해서 새로운 희생자들을 양산하는 중이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