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사랑받았고 동료 배우들에게 존경받았던 배우 로버트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꽃같이 사랑하고 아꼈던 아내 엘렌은 깊은 상실감을 느낀다. 하지만 여느 때처럼 연기 워크숍을 진행하고 로버트의 물건을 정리하고 추모회를 진행하면서, 엘렌은 그 아픔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날 엘렌은 로버트의 물건에서 숨겨놓은 딸과 주고받은 편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가 자신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은 큰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로버트라는 인물의 거대한 그림자를 안고서 엘렌의 일상과 추모회 풍경, 딸의 편지, 로버트의 인터뷰 영상을 교차편집한다. 무엇보다 상실감과 애잔함을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선명한 색감의 유려한 화면이다. 캐논에서 지원을 받아 EOS 5D와 7D, 그리고 550D를 써서 촬영한 작품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이 카메라들의 성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다면 필견할 만한 작품. (손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