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래니어와 프로듀서 빙봉은 세상을 놀라게 할 독립영화를 만들어서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고 싶은 젊은 친구들이다.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후 거만해진 친구가 재수없지만, 그의 오만함을 잠재우려면 더 큰 상을 타서 성공하는 수 밖에 없다. 그들은 필리핀 독립영화의 흔한 소재인 빈곤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 구상을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아들을 소아성애자에게 팔아야 하는 비극적인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시나리오는 여러 요소로 인해 계속해서 수정된다. 필리핀의 가장 인기 있는 여배우 중에 한명인 유진 도밍고를 운좋게 섭외하지만, 나르시스트 여배우를 다루는 일은 이들을 지치게 한다. 하지만 가장 절망적인 순간은 이들이 영화에서 다루고자 하는 빈민가 사람들이 정작 이들에게도 가혹하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일 때 찾아온다. 그럼에도 영화는 예술로서, 혹은 예술인 척 하면서 계속 된다. 그것이 우리가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국제영화제에서만큼은 끝까지 엔딩 크레딧을 봐야 하는 이유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