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네덜란드의 식민지배가 이루어지던 인도네시아. 냐이라고 불리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늙고 병든 네덜란드 남편과 살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잃고 외국인 첩이라는 뜻의 냐이라고 불리는 이 젊고 아름다운 여인은 자신의 저택을 찾는 많은 방문객들을 상대하며 자신이 일종의 수감생활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가린 누그로호 감독은 식민국가의 법률, 피식민국가의 전통문화 모두에서 버림받은 한 여성이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하나의 쇼트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인도네시아의 전통적인 저택의 거실을 무대로 배우들이 등, 퇴장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조명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다양한 인도네시아의 전통 음악과 무용이 혼합되어 마치 전통극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냐이라고 불리는 이 여성의 삶을 다층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이 여성의 조용한 투쟁에 우아함을 부여한다. (김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