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와 친숙한 수만 고쉬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이다. 이전 작들이 빈부 격차 극대화, 세대 간 갈등과 같은 인도의 사회문제 속에서 보편적인 휴머니즘의 가치를 발견해 가는 여정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 그는 미국 마이애미로 장소를 옮겨 권태로운 삶에서 일탈하기를 욕망하는 두 남녀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물질적 초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중산층 리주는 겉으로는 가정의 근본적인 가치가 사랑과 믿음이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직장동료에게 추천받은 채팅 어플을 통해 미지의 여성과의 만남을 꿈꾼다. 리주는 어플에 접속하여 스리라는 여성과 만나지만, 스리는 자신의 배우자와 가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며 암암리에 섹스를 요구하는 리주를 외면한다. 그러나 스리 역시 자신의 그런 말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리주와 만남을 이어나가며 섹스에 대한 여지를 남긴다. 진실과 거짓을 헤아릴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점철된 그들의 만남은 독특한 섹슈얼리티에 대한 갈망과 윤리적 책임감을 오가는 긴장을 자아낸다. (박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