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공소를 운영하는 토시오는 아내 아키에, 어린 딸 호타루와 함께 살지만 가족들에게는 무관심하다. 어느 날 옛 친구인 야사카가 수감생활을 마치고 그를 찾아온다. 토시오는 가족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그를 집에 들이고 함께 생활을 한다. 토시오와는 달리 다정하고 예의 바른 야사카는 아키에와 호타루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야사카가 토시오 일가의 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오면서 그들의 잔잔한 일상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후카다 코지 감독의 <하모니움>은 평온한 일상에 감추어진 사람들의 욕망과 죄의식을, 그리고 그 죄의식이 만들어낸 지옥도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후카다 코지 감독은 선정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냉정하고도 차분하게 그려내며 묵직한 주제를 전달하는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69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출품되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김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