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생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찾는 인도 바라나시의 ‘구원의 호텔’. 일흔일곱 살의 다야는 이상한 악몽을 꾼 후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그는 바라나시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아들 라지브와 함께 죽음을 향한 여정을 떠난다. 바라나시에서 언제일지 모를 죽음을 기다리는 일상의 수행 속에서 다야는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다른 이들을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고, 삶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아버지를 위해 긴 여정을 함께한 라지브는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에 남겨두고 온 일과 가족 걱정에 마음이 분주해진다. ‘구원의 호텔’이라는 제목은 죽음과 해탈에 이르는 거대한 주제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로 영화가 풀어내는 이야기 속에서 죽음과 구원의 테마는 소박한 현실과 그 속에서 맺어지는 관계들을 통해 이야기된다. 구원의 호텔이 막연한 관념의 장소가 아니듯, 죽음을 준비하는 그 공간에서 일상적 현실과 인간적 마주침들이 존재한다. 영화는 죽음을 향해가는 그 순간에 삶이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며 삶과 죽음의 관계를 따뜻하게 성찰한다. (홍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