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의 외딴 지역에서 비구니 사원의 주지 승려가 실종된다. 경찰은 살인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착수하고, 형사 킨리가 사건 조사를 위해 파견된다. 초덴이라는 여성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고, 킨리는 그녀를 추적해간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악녀’라 칭하고, 초덴에 대한 온갖 루머를 들려주는데… 킨리가 초덴에게서 단서를 얻기 위해 그녀에게 위장 접근했을 때 초덴은 여신 ‘다키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킨리는 이 신비로운 스토리에 이끌린다. 감독 데첸 로데르는 초덴의 이야기를 통해 여신 ‘다키니’의 역사를 현대에 복원하려고 시도한다. 역사 속 무수한 ‘다키니’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려 했던, 결혼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배움과 수양의 길을 떠난 여성들이었다. 그러나 사회적 규약을 벗어던진 그녀들에게는 유혹과 악마성이라는 팜므파탈의 이미지가 덧씌워졌고, 그 이미지의 영화적 현시가 초덴이다. (홍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