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아랍권 수장 ‘셰이크’가 가족이 있는 고향에 묻히기 위해 카라반과 함께 아틀라스 산맥을 넘는 대장정에 오른다. 하지만 도중에 그가 사망하자 일행 대부분이 산길을 두려워하여 여행을 포기한다. 오직 아흐메드와 사이드만이 셰이크의 주검을 그의 고향까지 운반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에는 셰이크 본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프롤로그와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 <미모사>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공간에서 전개되는 수수께끼 같은 영화다. 사막을 건너기 위해 택시운전수들을 고용하는 상황이 전개되는 한 축이 있고 험악한 바위산을 지나는 카라반의 여정을 따라가는 또 다른 축이 있으며, 전자가 후자에 개입하는 방식으로써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는 신비로운 세계가 열린다. 마지막 장에서는 카라반의 일원이 갑자기 택시운전수들의 시공간 속에 던져진다. 이 상이한 두 축의 연결고리는 어딘가 모자라 보이지만 신념만은 굳건한 샤킵이라는 인물로, 그는 상징과 미스터리가 지배하는 이 영화에 종교적 차원을 부가한다. 자연의 거대함과 대비되는 왜소한 인간이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비추는 올리베르 락세의 카메라는 인간의 도리와 믿음에 관한 성찰과 숭고함으로 가득하며, 마지막 택시 세 대는 그런 성찰의 요구를 더욱 고조시킨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수상작.(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