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 정부는 호수를 오염시킨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호수에 기대 살아온 사람들의 오두막을 소각해버렸다. 불타는 집과 그것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사람들. 그중에는 요행히 자신의 집은 지켜냈지만 이주를 강요하는 공권력에 맞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무기력한 하루를 보내는 톰바가 있다. 화병과 답답함으로 우울한 그에게 우연히 수중에 들어온 권총 한 자루. 권총을 사용할 기회를 찾아다니며 점점 폭력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그에게 밤바다 한 여인이 나타나 방문을 두드린다. 첫 장편 데뷔작이자 친구들과 주변의 도움으로 완성한 저예산 영화로, 2011년 경찰이 호숫가에 있는 수백 호의 오두막을 불태워버린 실제 사건을 소재로 삼아, 호수에 기대온 공동체 사람들의 곤궁한 삶과 그들에게 닥친 위기를 유려하고 신비로운 화면에 담아낸 주목할 만한 영화다. 2014년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마을에서 촬영한 단편 다큐멘터리 <부유하는 삶 Floating Life>으로 호평을 받았던 감독이 그때의 인연으로 다시 마을을 찾아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