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의 조선.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 히데코는 일찍 부모를 잃자 이모부가 후견인이 되어 함께 대저택에 살고 있다. 히데코의 유산을 노리고 사기꾼인 백작과 하녀 숙희가 저택에 들어온다. 숙희는 히데코의 미모에 끌리고, 히데코는 숙희에게 마음을 터놓는다. 속고 속이는 사람들 틈에서 히데코와 숙희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가 원작인 <아가씨>는 강탈영화의 플롯을 차용한 영화다. 1부는 숙희를 중심으로, 2부는 히데코를 중심으로 구성돼 앞뒤가 누구를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오션스 일레븐>이나 <범죄의 재구성> 등이 이런 구성을 통해 반전의 매력을 보여준 영화들. <아가씨>는 반전을 통해 완전범죄나 복수의 쾌감을 보여주는데 더해 남성/여성의 성적 판타지도 전복시킨다. 여자가 낭독하는 음란한 소설의 묘사를 들으며 성적 희열을 느끼는 남자들, 여성을 쉽게 정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남자들은 결국 조롱거리가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