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로 북적대는 축제마당에 텐트가 올라가고 사람들은 낡은 영사기를 손보며 상영준비에 바쁘다. 옹기종기 모여드는 관객들 머리 위로 빛이 지나가고, 어두운 천막에 설치된 스크린에 비쳐지는 황홀한 순간들. 그렇게 탄생의 순간부터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선사해온 영화는 멀리 떨어진 인도 시골 마을에서도 매혹의 순간들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0년 동안 천막과 영사기를 들고 인도의 오지를 돌며 영화를 보여주던 시네마 트래블러들의 시대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TV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종언을 맞이하고 있다. 낡은 영사기는 이제 보수가 불가능하고 디지털 프린트만 배급하는 신작영화들은 그래서 상영을 할 수 없다. 영화는 천막과 영사기를 들고 시골 마을의 축제를 돌아다니는 시네마 트래블러를 5년간 따라다닌다. 그리고 수명을 다한 필름 시대와 운명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내며 영화와 함께 한 그들의 인생과 추억을 기록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다큐멘터리 지원프로그램 AND의 지원을 받은 작품으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와 이야기로 사라져가는 영화의 한 시대를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올해 칸영화제와 토론토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