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1979년. 카자흐스탄이 아직 소비에트 연방에 속해있던 시절, 억눌린 분노와 우울함이 가득한 수도 알타미를 배경으로 한다. 겨울학기를 마친 날 러시아인 발레라, 유태인 야곱, 카자흐인 카림, 세 친구는 보드카의 취기와 억눌린 분노로 전기 기타 세트를 훔친다. 이 일로 발레라는 계부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되고, 그의 복수를 하려던 카림과 야곱은 살인을 저지른다. 결국 발레라는 죽고, 야곱은 체포된다. 새학기 첫날, 혼자 남은 카림은 어쩔 수 없이 소비에트 군가를 부르며 행진한다. 카라쿨로프 감독이 이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카자흐스탄의 암울한 역사이다. 발레라를 죽음으로 몰고간 잔인한 계부는 수백 년 간 카자흐스탄을 수탈해온 절대 권력의 지배자로서 러시아를 상징하며, 야곱과 그 가족의 어두운 분위기는 억압과 차별속에 숨죽이며 살아야했던 유태인의 역사이며, 분노와 두려움을 감추고 소비에트 군가를 부르는 카림은 당시 카자흐인의 정치적 상황을 은유한다. 주제와 형상화에서 모든 면에서 완숙의 경지에 이른 카자흐스탄의 누벨 바그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유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