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반 경사 고건수(이선균)는 정말 끝까지 간다. 어머니의 장례식 날, 교통사고로 사람을 치고, 사건을 은폐하더니, 곧이어 목격자의 협박을 받고 또 다른 범죄 사건에 연루되기까지 무지막지한 일들의 연속이다. 이선균은 시작부터 끝까지 이 아수라장을 온전히 책임지는 주역으로서 완벽하게 극을 장악한다. 초조하고 불안하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가도 궁지에 몰리면 오히려 성질을 바득바득 내는 전형적인 싸움닭, 죽자고 달려드는 박창민(조진웅) 앞에서 절대 주눅 들지 않는 배포의 건수가 이선균의 기세와 말맛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그의 원맨쇼뿐이랴. 몸과 몸이 맞붙는 치열한 추격과 격투 신의 연기 앙상블까지도 호흡과 박자가 척척 맞는다. (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