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은 발리우드 영화가 즐겨 다루는 이야기 형식을 보여준다. 펀자브 지역에 살고 있는 라니는 스물 네 살의 여성이다. 문제는 보수적인 그녀의 가족이다. ‘보호’라는 이름 아래 라니의 남동생은 어디든 따라 다닌다. 이 영화가 기존의 발리우드 작품과 달라지는 지점은 ‘결혼’에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로부터 결혼식 취소를 통보받게 되면서다. 라니는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 이 모든 것을 감내한 채 라니는 홀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초반부의 결혼식 장면은 매우 짧다. 대부분은 홀로 여행을 떠난 라니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그것은 여성의 깨어나는 정체성을 대변하는 동시에 발리우드 영화가 달라지고 있음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존의 영화들이 할리우드식 해피엔딩처럼 전통적인 가족 이데올로기 안에 갇혀 있었다면, <퀸>은 아주 멀리 나가지는 않지만 전통 이데올로기 안에서 또 다른 변화의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발리우드 특유의 춤과 노래는 빠지지 않지만 노래와 춤을 추는 다른 세계에 있는 여성을 친구로 사귀는 후반부는 꽤나 역설적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