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문제를 꾸준히 이야기하는 하니 아부-아사드의 신작. 이번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사이에 물리적 장벽 뿐만 아니라, 심리적 장벽을 만들어 신뢰관계를 무너뜨리는 어두운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서안지구에는 기나긴 ‘고립장벽’이 둘러쳐 있다. 이 고립장벽은 국경선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인 거주지역을 가로지르는 장벽이다. 때문에, 이 거대한 장벽을 오르고 뛰어 내리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일상이 되었다. 오마르와 타렉, 암자드는 단짝 친구들이다. 그리고, 오마르는 타렉의 동생 나디아와 사랑에 빠져있다. 어느 날, 오마르는 이스라엘 군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고, 동료를 배신하라는 협박과 회유를 받는다. 그리고, 이후는 오마르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극을 향해 치닫는다. 오마르의 선택은 그것이 옳건 그르건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현재 팔레스타인이 처한 현실이다. 사랑과 친구 모두를 잃는 팔레스타인 청년의 현실은 참으로 암담하기 이를 데 없다.(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