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다나카 신야의 작품을 각색한 이 영화는 운명을 거부하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는 아오야마 신지의 전작들과 닮아 있다. 17세 소년 토마의 부모는 함께 살지 않는다. 아버지는 젊은 여자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어머니는 생선 장사를 하며 홀로 살아간다. 부모 사이를 오가던 토마는 17세의 생일을 맞이해 여자 친구와 섹스를 하며 폭력적인 아버지와 닮아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아버지의 정사를 훔쳐보며 자신의 새디즘적인 성향을 깨닫는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나쁜 피를 물려받은 아들에게 경고를 보내지만 토마의 본성은 점점 더 걷잡을 수가 없다. 토마의 비극은 임신을 하게 된 젊은 여자가 떠나며 일어난다. 여자를 찾아나선 아버지는 토마의 여자친구를 폭행하게 되고, 어머니는 복수심에 타오르는 토마를 만류한 후 남편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남편을 향해 자신의 의수를 찔러 넣는다. 끔찍한 가족의 비극으로 마무리되는 결말은 마을의 황폐한 풍경과 닮아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인생유전의 비극은 ‘삶’이라 불리기에 무거운 사슬이지만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되어 이들의 운명을 숨가쁘게 조여온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