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뭄바이, 어느 여성정치인의 선거유세현장에서 한 청년이 칼을 빼 든다. 19살의 기타리스트인 이 청년은 아버지를 테러한 그 정치인에게 지금 복수하려는 참이다. 한편 2010년 고아에서는 친구의 결혼식에서 신랑들러리가 신부와 눈을 마주친다. 친구의 약혼녀를 사랑하는 그는 이 결혼식을 중단시키려고 마음먹었다. 서로 다른 시기, 다른 곳에서 일어난 이 두 사건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둘 다 이름이 데이비드인 것 외에는. <데이비드>는 동명이인인 두 남자의 삶을 신 단위로 나란히 병렬해 놓은 평행구조의 영화이다. 대부분 이런 형식의 영화들이 최종적으로 합점에 이르는 순간을 마련한다면, 이 영화는 그 기대를 저버리는 것으로 제 갈 길을 정했다. 그래서 30대 술고래의 헛사랑 소동은 뮤지컬 시퀀스가 포함된 로맨틱 코미디로, 19살 청년의 복수극은 액션이 가미된 정치 스릴러로 다뤄져 마치 두 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안긴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인도 상업영화의 면모. (강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