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란 행복한 삶을 살고있는 중산층이 의미없는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되는 무자비한 정글인가, 아니면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환자에게 장기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이어주는 인자한 보금자리에 더 가까운 것일까? 로미쉬는 말기 심근증으로 2-3개월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는다. 고아 출신으로 질낮은 친구들과 어울리던 그는 희망없는 하루 하루를 도피와 증오로 버티고 있다. 결국 그는 재혼을 앞두고 행복한 삶을 살고있던 샤조드를 사소한 말다툼끝에 의미없이 죽여서 살인자가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샤조드의 심장은 로미쉬에게 이식된다. 샤조드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의 심장을 이식받은 로미쉬를 새아들처럼 받아들이려 하지만, 곧 진실이 밝혀지며 모두의 삶이 흔들리게 된다. 전작 <윗마을 아랫마을, 그리고 국경선>(2009)을 통해 타지키스탄과 우지베키스탄 국경 마을의 부조리극을 연출했던 노시르 사이도프 감독의 시선은 오늘날의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로 옮겨왔다. 영화 내내 부드럽게 이어지는 핸드핼드 촬영과 젊은 배우들의 헌신은 오늘 날 성장하고 있는 중앙아시아를 현장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영화가 이 지역에서 매우 적은 편 수로 제작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독은 메세지를 전달하기위해 매우 전략적으로 배우와 미술을 통제하고 성장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