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고향을 떠나 베이징에서 살고 있다. 그는 유일한 친구인 새를 18년 동안 키워오면서 정성껏 보살핀다. 아들 내외는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부부간의 관계도 소원하고 서로 대화가 없다. 그들의 외동딸이자 주인공의 손녀가 부모의 일 때문에 할아버지와 원하지 않는 여행을 가게 된다. 도시의 화려한 스카이라인 아래서 아이 패드와 게임기, 핸드폰이 없으면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소녀가 할아버지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은 순탄치 않다. 버스를 잘못타서 길을 잃기도 하고 동굴에서 야영을 한다. 작은 마을에 발이 묶여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며 놀기도 한다. 병도 부리고 할아버지를 골탕 먹이던 손녀가 서서히 할아버지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 영화는 손녀의 달음의 길로 이어진다.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향으로 향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뿌리에 하여, 타인의 삶에 대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도시에서의 분주한 삶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는 중국이 부유해짐에 따라 잃어버리게 된 소박한 가치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박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