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절]은 필름 느와르의 어두운 감성과 대만 특유의 가족 멜로드라마가 겹쳐진 성장기 영화다. 사촌인 웨이와 지에는 함께 동네 조직의 수금원으로 일을 맡는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일을 잘 마무리한 대가로 총 한 자루를 얻게 되는데, 성격이 급한 지에가 라이벌 조직의 보스를 총살하면서 두 사람은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사실 이러한 관습적인 이야기는 부차적인 것일 수 있다. 희망이 없는 젊은 청춘 군상은 그 자체로 절망적이고, 그들에게 주어진 한 자루의 총은 많은 것을 꿈꾸게 하는 가능성의 상징이다. 문제는 두 청년들이 품은 희망의 상징마저 쉽게 부패해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한 자루의 총이 가져온 어처구니없는 사건들. 장 초치 감독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19살의 청춘을 그 세대의 가벼움 속에 차근차근 풀어 놓는다. 성격이 대비되는 웨이와 지에를 통해 사회에 막 진입한 무력한 청년들의 모습이 제시되면서, 이 ‘청춘의 비가’는 장르영화의 관습을 벗어나 대만 사회를 응시하는 하나의 눈이 된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