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내며 대도시를 활보하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 아일린. 그녀 주변에는 그녀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남자들이 즐비하다. 옷 가게 점원은 몰래 자신의 사재까지 털어가며 그녀에게 특별할인을 해주고, 우연히 마주친 변태스러운 건달은 위험한 집착을 시작한다. 사별 후 외롭게 사는 전자제품 판매상도 그녀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묵묵히 들어준다. 게임에 빠져 여자친구에게 차인 한심한 대학생도 전 여자친구가 복수를 위해 화장실에 남겨둔 전화번호를 계기로 그녀에게 빠져든다. 다양한 나이와 배경을 가진 남자들은 모두 무엇인가 결핍되어있지만, 한결같이 아일린을 소유하려는 강한 욕망에 이끌린다. 그들의 이야기는 치명적인 여자 아일린의 일상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연결되어있다. 아일린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인 무언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이용해 추종자들의 현실을 왜곡하고 조종하는 듯 하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원한 것은 무엇일까? 남자들은 그녀를 통해 욕망을 충족시켰을까?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