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가난한 소년 에르만노. 뱃속의 7개월 된 아기를 팔러 이탈리아로 온 폴란드 소녀 레나. 에르만노는 친지 간의 입양 법에 의해 갓난아기가 삼촌 부부에게 맡겨질 수 있도록 태어날 아기의 아버지 행세를 해야 하는 처지다. 레나의 딸 솔레가 태어난다. 레나는 아기와 거리를 두는 반면 에르만노는 가장처럼 그들을 돌보기 시작한다.
사회적인 주제와 복잡한 감정을 미니멀한 형식으로 담아내는 솜씨가 신인 감독의 그것을 뛰어넘는다. 아기를 삼촌 집에 보낸 후 벌이는 두 주인공의 몸싸움 장면은 누구에게도 항변할 수 없는, 상처와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저항을 진솔하고 애절하게 담아낸 신이다. 베니스 영화제 오리종티 부문과 토론토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서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