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다는 엄마와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엄마 세실리아를 쏙 빼닮았지만, 엄마는 오래전 포기해 버린 천성이 게으른 아빠 구스타보를 알뜰살뜰 돌본다. 구스타보의 원나잇 파트너를 아침 식사까지 챙겨주고 내보낸 후, 콘돔 포장지가 굴러다니는 방을 청소하는 첫 장면에서부터 아만다는 9살 나이답지 않은 조숙함을 드러낸다. 헤어진 부모 사이를 주말마다 오가지만 언제나 주어진 환경에 놀랍게 적응하던 아이들은 세실리아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이민을 가기로 결심하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아만다는 구스타보를 혼자 내버려두고 떠나지 않겠다며 고집 피운다. 영화 속에 간간이 섞여 있는 실제 홈비디오 클립들과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영상을 통해 이 사랑스러운 작품이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따뜻한 가족 영화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동시에 성장 영화의 리얼리티에 충실하다. 비디오 속 아이들의 들뜬 모습과 환희에 찬 지저귐을 통해 감독은 말하고 싶은 것이다. 비록 ‘결손 가정’에서 자랐지만, 결코 사랑이 모자라지 않았다고, 이처럼 사랑하고 사랑받았노라고. (박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