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쥬강은 거대 도시 샹하이를 가로지르는 젖줄이다. 그리고 수쥬강 주변에는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들이 떠돈다. 비디오 촬영기사인 ′나′ 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두 연인 마다와 모우단의 목숨까지도 버리는 열렬한 사랑이야기도 그러한 전설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나′ 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연인 메이메이가 있지만 그들과 같은 사랑을 하지는 않는다. 마다의 사랑이 꾸며 낸 거짓이라고 믿었던 메이메이는 마다와 모우단의 시체를 보고는 그것이 사실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 에게 마다와 같은 사랑을 요구한다. 그러나 ′나′ 는 그녀의 요구를 무시해 버린다. 로우 예가 추리극의 형식을 빌어 추적해 간 것은 궁극적으로는 마다와 모우단의 사랑이 아니라, ′나′ 와 메이메이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었다. 두 가지의 사랑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면서, 로우 예는 후자를 사랑과 꿈을 잃어버린 현대 중국의 젊은이들의 초상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로우 예는 ′나′ 라는 주관적 시점을 강조함으로써, 마다와 모우단의 사랑을 신화화시기고 ′나′ 의 존재에 사실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그러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