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리틀 청>을 찍기 위해 몽콕의 거리를 취재하던 프룻 챈은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매춘부이야기를 듣고는 그 이야기를 <리틀 청>에 삽입하고자 했지만 사정상 빠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리틀 청>을 완성하고 난 뒤 곧바로 차기작으로 만든 작품이 바로 <두리안 두리안>이다. 몽콕의 뒷골목은 매춘과 도박이 성행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거리이다. 접시를 닦아 생계를 돕는 어린 소녀 판과 식구들, 매춘부생활로 삶을 이어가는 인 모두는 불법 이주민들이다. 그리고 전혀 친해질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가까워지지만, 인은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오랜 소망을 이룬다. 접시닦이와 매춘부로 삶을 이어가는 불법이주민들의 삶은 프룻 챈에게 있어서는 전환기의 홍콩의 또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삶 그 자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프룻 챈은 이들에게서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또는 낙관적인, 극단적인 해석을 내리지는 않는다. 두리안이 사람에 따라서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듯이 삶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그런 것이리라. 그래서 드라마의 굴곡은 전작들에 비해 훨씬 단순해졌지만 프룻 챈은 보다 사실적인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 낼수 있었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