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홍콩의 신예 여성감독 플로라 라우(劉韻文)의 첫 번째 장편영화로, 제6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영화이다. 영화는 선쩐과 홍콩이라는 두 도시를 배경으로, 홍콩 상류층 주부인 리여사(리우지아링 분)와 중국 대륙 출신 자가용 운전사인 파이(천쿤 분)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상류층 생활을 즐기던 리여사는 어느 날 남편의 갑작스런 파산과 잠적으로 궁핍한 일상과 마주치는 혼란을 겪게 된다. 파이는 대륙 출신 아내의 홍콩 출산을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번번이 좌절한다. 제목인 <과계>, 즉 ‘경계를 넘어’가 상징하듯, 이 영화는 중국 대륙과 홍콩 사이의 보이지 않은 국경에 빗대어 현대 중국 사회의 정서적 단절을 표현하고 있다. 왕가위 감독의 촬영감독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을 맡아 홍콩과 선쩐의 풍광을 흑백 영상에 사실적으로 담았다. 홍콩을 대표하는 여배우 리우자링과 대륙의 인기배우 천쿤의 열연도 돋보인다. (강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