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심 넘치고 독립심 강한 아가씨 라일라는 아직 사랑 경험이 없다. 사실은 관심도 없다. 좋아하는 포르노영화와 간간히 즐기는 낯선 이들과의 섹스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목전에 닥친 사촌 레이첼의 결혼 준비를 돕느라 바쁜 데다 삐그덕거리는 부모의 결혼생활도 그녀의 걱정거리다. 그런 그녀가 데이비드를 만나게 된다. 듬직하고 다정한 데이비드는 라일라의 숨은 장점을 찾아내고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성적인 관계를 넘어서는 관계로 발전시킨다. 이러한 감정의 교류가 낯설고 서툰 라일라는 데이비드에게 한바탕 퍼붓다가 이내 자신의 연약한 면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추스릴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믿게 된다. 사랑과 용서라는 자신이 늘 다루던 주제로 복귀한 클레멘트 버고 감독은 자신의 약혼녀 타마라 페이스 버거의 노골적인 소설을 한 여성의 개인적인 성장에 관한 진지한 영화로 각색해냈다. 배리 스톤의 놀라운 촬영은 초여름의 느낌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살려내며 이글거리는 더위 속에 살고 있는 등장 인물들 또한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나의 곁으로>는 클레멘트 버고가 추구하는 영화적 표현과 이야기 구조가 한층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