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중년의 싱글남 아리엘은 어느 날 20년 만에 대학 시절 옛 애인을 만난다. 그녀는 헤어졌을 당시 그의 아이를 임신했고 지금까지 홀로 키워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아리엘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아들의 삶을 추적하기로 한다. 이스라엘의 중견 감독 사비 가비존의 <그리움>은 흔히 부모로서 겪게 되는 흔치 않은 경우를 다룬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아들을 저세상으로 떠나 보낸 아버지는 허무한 마음을 달래보려 애쓴다. 아들이 했던 행동을 시도하거나 무조건 아들 편을 드는 등 이상하게 보일 행위도 서슴지 않으며 아들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한다. 그런 아버지의 간절함이 가슴 깊이 묻어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아픈 기억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후반부에 드러나면서, 영화는 한층 더 극적이 된다. 잘 짜인 시나리오와 아버지 역의 샤이 아비비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로 예루살렘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