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그 가면을 쓰고 있는 거지?” 성에 적극적인 한 여성이 얼굴에 문신을 한 ‘데미지’라 불리는 바이커를 만나자 묻는다. 이 적나라하고 감성적인 뉴질랜드 영화의 주인공은 답한다. “내가 누군지 알 수 있게 하려고.” <세비지>의 상당 부분은 이 말이 허구임을 드러낸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샘 켈리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데미지가 모터사이클 갱의 범죄 세계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이 보호막을 벗겨낸다. 야심 많은 조직원들이 세비지 바이크 클럽을 지배하려 하지만, 그들이 쿠데타를 시도하기 전 이 영화는 한 때 데니로 불렸던 소년의 내면과 그가 이 클럽의 실세인 ‘데미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고찰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호주 배우이면서 태권도 챔피언인 제이크 라이언의 분위기 있는 연기를 앞세워, <세비지>는 폭력배의 남성다움 아래 쌓인 켜들을 거침없이 꿰뚫고, 남성성을 부추겼던 상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러셀 에드워드)